Exhibitions

2022 엄미술관 기획 프로젝트
희망드림 공동장터
2022년 3월 29일 - 6월 22일



화성시 엄미술관, 토종 씨앗과 헌 옷 되살림을 통한 친환경 이상향을 꿈꾸다.

어느 미술관의 조그만 정원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작은 텃밭을 일구기 시작했습니다. 씨앗은 오래전부터 우리 땅에서 자라고 나던 작물의 원 뿌리입니다. 한 톨의 작은 씨앗에 큰 희망을 품습니다. 이것이 지속가능한 자연으로의 신뢰이고 새동력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마다 정성스레 심은 씨앗의 새파란 움틈을 잉태한 텃밭은 모체이자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토종 씨앗의 본능, 생명의 지속성과 다양성의 명맥을 이어가며 각각의 씨앗이 다양한 기후에 적응해서 지상에 퍼져 가기를 갈망합니다.

〈우리는 토종 텃밭 공동체〉는 《희망드림 공동장터》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씨와 밭의 존귀함을 깨쳐온 농부의 혜안을 만나봅니다. 여기엔 그들이 평생 체득한 흙과 수확의 영묘한 힘에 대한 경험과 지혜가 녹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긴 배움 뒤에 절로 나는 즐거움이 길성(吉星)과 같은 시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에 담깁니다. 방방곡곡 민가를 찾아 발품으로 입심으로 얻은 귀한 토종 씨는 얻음의 슬기입니다. 행여 마을 할머니들을 붙들지 못해 이분들이 돌아가시어 씨앗을 물려줄 후손이 없다면 이들의 씨앗은 사라집니다. 그래서 많든 적든 잘 갈무리된 씨앗을 아낌없이 내주는 할머니들을 만나는 것은 소멸해가는 자연을 매개로 한 생태의 공존 순환을 지키고 대물림의 덕을 세울 천운과도 같습니다. 이것이 우리 씨앗의 수집을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불콩, 눈까메기콩, 오가피콩, 논두렁콩, 빛깔대로 생긴대로 냄새나는 대로 키우는 대로 우리 씨앗의 이름을 부릅니다. 듣고 있자면 허허 털털 편편하기 그지없는 선조들의 편안한 여염집 입말과 소담(笑談) 속에 담뿍 담긴 재치에 절로 웃음을 자아냅니다. 대대손손 몸으로 익힌 생태 지식을 보태니 그야말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씨앗 작명, 이름 풀이도 또한 하나의 작품이 됩니다. 그리고 미술관에 나눔의 장터로 찾아갑니다. 기부 바람에 실려 온 훈훈한 정이 깃들어 있는 〈되살림의 나눔〉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생활의 공감을 나누고 자원 순환의 가치가 실천되는 곳이자 한 벌 두벌의 헌 옷이 모여 한 폭의 그림처럼 한 점의 조각처럼 경험이 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작품이 되어 만나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기도합니다.

무심코 버린 옷 한 벌이 썩지 않는 쓰레기가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에 그저 무감각해져 버린 우리는 옷이 오염시킨 땅은 더 이상 우리의 고유한 작물의 생장을 지켜줄 수 없다는 환경적 오류를 목도하면서도 그저 지나쳐온 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 봅니다. 재활용된 헌 옷도 자원이 된다는 희망을 담아 여럿이 모아 온 헌 옷들을 너와 내가 아낌없이 나눠 가질 수 있는 이것이야말로 귀한 정물(情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희망드림 공동장터》는 기후와 생태환경의 변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래 속 정치사회와 같이 복잡하게 얽혀 맞물려가는 거대한 질서를 막을 수 있는가? 라는 거시적 물음 앞에서 어찌보면 대붕조의 시야를 갖고 즉자적인 편리와 풍요 뒤에서 옛것과 헌 것의 소중함을 추구하며 뭇 생명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평화로운 지상을 꿈꾸게 하는 작은 노력이자 운동입니다. 그리고 함께 일하고 즐기며 그 지속가능한 이야기를 펼쳐 봅니다.


○ <되살림의 나눔> 리사이클 옷 설치전 :
-2022.3.29~6.22, 화-금 오전 10시-오후 5시, 토 오전 11시-오후 4시, 매주 일 월 휴관

○ <우리는 토종텃밭 공동체> 참여 프로그램 :
-20224.1~10.29, 상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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